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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엄태화 감독 “박서준, 많은 것을 누르며 연기..가장 고마운 배우” [IS인터뷰]

엄태화 감독은 올 한 해를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그는 올여름 384만명을 동원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청룡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대종상과 부일영화상에선 작품상을 받았다. 2016년 대중영화 데뷔작 ‘가려진 시간’이 주목은 받았지만 불과 51만명에 그쳤던 아쉬움을 올해 90%는 덜게 됐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엄태화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가려진 시간’ 이후 원래 외계인을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했는데.2년 정도 시나리오를 썼는데 잘 못 풀겠더라. 그러다가 아이유 콘서트 영상을 찍게 됐다. 그 영상을 찍으면서 촬영 하는 기쁨, 만드는 즐거움을 되찾았다. 이후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안을 받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이 원작인데 웹툰과 주인공이 다르다.시작은 무너진 세상에서 아파트 한 채가 덩그러니 있는 데서 출발했다. 시나리오 작업 초반에는 원작과 비슷하게 외부에서 살아남은 아이가 아파트로 들어오는 걸로 썼다. 그런데 아이가 주인공이면 아무래도 투자 받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 아파트가 주인공인데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아파트에 대한 갈망이 가장 클 신혼부부를 주인공으로 하면 어떨까 싶어서 바꿨다. 그렇게 바꾸니 아파트가 왜 그렇게 바뀌어 가는지 과정을 그릴 수 있더라. 이병헌이 연기한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에 놓은 이유는.‘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수칙을 만드는 사람이 주민이 아니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결국은 그걸로 발목을 잡히게 되고. 또 성경에서 일정 부분 모티브를 가져왔다. 이병헌은 이집트 사람이 아닌 이집트 왕자, 곧 모세에서 착안했다. 그가 지팡이를 짚는 것도 모세에서 착안했다.‘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모세 이야기에서 따온 설정이 많은데. 재앙을 피하기 위해 문설주에 피를 바르는 것에서 착안해 외부인을 숨겨준 아파트 문 앞에 빨간 색 페인트를 칠하는 장면을 넣었다. 아파트에서 물이 터져 나오는 것 역시 모세 이야기에서 착안했다. 아파트라는 신화, 그리고 그것이 가짜 신앙이 되는 과정을 그렇게 은유하고 싶었다. 박보영이 맡은 명화의 서사도 성경적인 모티브가 담겼다.원래 시나리오에는 명화가 임신을 한 상태였고, 결말에서 홀로 아이를 낳는 것도 있었는데.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다가 많이 본 설정 같기도 했고, 그 설정이 없어도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해서 뺐다. 무엇보다 명화가 임신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남을 돕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게 더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박서준이 맡은 민성, 박보명의 명화, 이병헌의 영탁, 김도윤의 도균 등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되는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고민하게 되고.누군가 극 중 어떤 캐릭터에 대해 계속 욕을 하면서 집에 왔는데 자려고 누웠더니 그 캐릭터가 자기 자신인 것 같아서 무서워졌다고 하더라. 한국에선 영화에 대한 반응 중 명화가 민폐 캐릭터라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할 때는 명화가 민폐라는 질문 자체가 없었다. 우리는 생존이 너무 눈앞에 있다 보니 상상할 만한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그런 슬픈 느낌을 영화에 담으려 했다. 엄태화 감독은 극중 누구에게 가장 감정이입을 하나.김도윤이 연기한 도균. 비협조적이지만 막상 애가 눈앞에 나타나면 거부하지 못하고 보호하는 사람. 아마도 우리는 그런 선량함을 마음 속에 누구나 다 갖고 있으리라 믿는다.아파트가 주인공이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설계했나.제일 중요한 건 진짜 같아 보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15층 아파트는 24평형이고, 영탁과 민성 명화 부부가 산다. 12층은 35평형이고 부녀회장 등이 산다. 약수동 근처에 있는 재계약을 노리는 오래된 가상의 아파트를 염두에 뒀다. 이 아파트만 무너지지 않으려면 뒤에 산이 있고 고지대여야 할 것이라 그 근처를 염두에 뒀다. 또한 아파트 앞에 성황당 나무 같은 큰 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린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정했다. 로우앵글에 광각을 많이 쓴 게 관객들에게 불안감을 더한다. 아무래도 아파트랑 인물을 같이 잡으려다 보니 로우앵글과 광각을 많이 사용했다. 또한 그래야 인물들을 잡을 때도 조금 왜곡돼 보여서 못 봤던 그림이 담길 것이라 생각했다. 이병헌을 비롯해 배우들의 못 봤던 얼굴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감독으로선 배우들에게 다 못 봤던 얼굴을 본 것 같아서 뿌듯하다. 이병헌이 그 머리스타일을 하고 처음에 왔을 때는 솔직히 분장이 과한가 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카메라로 봤을 때 ‘와, 나도 처음 본 얼굴이 여기에 있구나’ 싶더라.왜 세상이 멸망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웹툰에도 없다. 다만 그래도 뭔가는 관객에게 느껴졌으면 해서 달이 매우 크게 떠있는 것처럼 표현하려 했다. 달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싶도록. 그런데 너무 달을 키우면 너무 판타지 같아서 조정을 했다. 외부에서 아파트로 들어온 아이, 혜원은 꼭 그렇게 퇴장시켜야 했나.시나리오를 쓰면서도 굉장히 고민했다. 박지후가 연기한 혜원은 원작의 주인공인데 이 아이를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영탁이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너는 장면이 필요했고, 그래서 정말 해서는 안될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래야 영탁의 심정에 동의했던 관객들도 ‘선을 넘는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게. 그러면서도 혜원을 도구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그래서 영화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 혜원 이야기를 따로 단편영화처럼, 뮤직비디오처럼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제작사에 제안도 했다. 이 아이가 아파트에서 왜 나갔고, 아파트 밖에서 어떤 일을 겪었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오게 되는지를 따로 담고 싶었다. 혜원이 시선에서 이상한 공간이 돼 버린 아파트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편집과정에서 리듬을 맞추려 보니 혜원이 분량이 많이 빠졌다. 전작 ‘가려진 시간’은 은유가 많아 영상언어가 풍부했던 반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직접적인 비유가 많은데.‘가려진 시간’에 비유와 상징을 너무 많이 숨겨 놨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캐치를 잘 못하시더라. 그래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더해서 아파트가 너무 현실적이기에 대사도 실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말처럼 현실적이고 직설적으로 쓰려 했다. 내부의 배신자로 결국 아파트가 무너지는 것처럼 그렸는데. 꼭 그 사람 때문에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내부에서 어떤 차별이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일 안하는 사람들, 밖을 안 나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차별하는. 원래 그 사람은 제일 위에 있던 사람인데 제일 아래로 내려오게 된다. 그러면서 외부인들이 어떻게 아파트로 들어오게 되는지를 같이 고민했다. 그 사람들이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고 들어온 게 아니라 결국 분노로 들어왔다는 걸, 양쪽으로 같이 보여주고 싶었다.그래서 마지막 박보영의 대사 “여기 살아도 되냐”가 의미가 있는 것인가. 또 다른 고급 아파트를 수평으로 놓이게 한 것도.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는 황궁아파트의 가치관이 결코 절대적인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박보영을 도와준 사람들이 “그냥 살면 되는 거죠”라고 답하지 않나. 수직적인 계급이 무너지고 윗집이 옆집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지막 아파트로 아이러니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박서준은 많은 것을 누르며 연기를 했기에 다른 배우들도 상대적으로 덜 보였는데.가장 고마운 배우 중 한 명이다. 박서준도 막 감정을 분출하는 연기를 하고 싶었을 텐데 자기 역할이 뭔지 너무 잘 알고 누르면서 해줬다. 너무 잘했고 너무 감사하다. 박서준과 박보영이 마주하는 스테인드글라스도 기독교적인 상징인데. 예수님과 열 두 제자가 있는 장면이다. 모든 민족에게 세례를 주라고 한 장면을 담은 것이다. 실제로 명동성당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갖고 왔다. 두 사람이 황궁아파트를 나와서 북창동을 지나서 명동성당쪽으로 지나갔다고 노선을 생각했다. 흑과 백으로만 이뤄진 세상인 줄 알았는데 다른 색깔도 있다는 걸 그 장면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2024년에 준비하는 차기작은.원래 준비했던 외계인과 관련한 작품도 다시 고민하고 있고, K팝과 관련한 시리즈물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구한말 스파이물도 논의 중이다. 아마도 먼저 준비되는 걸 들어갈 것 같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2.29 05:10
스타

[후IS] 앤트맨3에 등장한 미셸 파이퍼, 6번 ‘가장 아름다운 여자’

마블 페이즈5를 여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이하 앤트맨3)’에서는 할리우드의 노장 배우 미셸 파이퍼와 마이클 더글라스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그 중 미셸 파이퍼는 스토리 진행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앤트맨3’는 앤트맨 ‘스캇 랭’(폴 러드)과 딸 ‘캐시’(캐서린 뉴튼), 그리고 와스프 ‘호프’(에반젤린 릴리)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양자 영역으로 빨려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호프의 부모님이자 전대 앤트맨과 와스프인 행크(마이클 더글라스)와 재닛(미셸 파이퍼)도 양자 영역에 다시 갇히면서 앤트맨 가족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를 벌인다.‘앤트맨3’에서는 기존 앤트맨 시리즈와 달리 전대 앤트맨과 와스프의 활약이 상당한 비중으로 다뤄졌다. 특히 미셸 파이퍼는 지난 30년간 양자 영역에 갇혀 있던 재닛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연기하며 영화의 ‘신 스틸러’로 자리잡았다. 64세의 나이에도 양자 영역에서의 거친 액션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가 하면, 호탕한 여전사의 면모도 보였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평에도 해외 평론가들은 미셸 파이퍼의 연기에 극찬을 보내는 분위기다.미셸 파이퍼는 1980~90년대 미국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녀 배우였다. 미국 피플지에서 매년 선정하는 ‘가장 아름다운 인물’에 6번 이름을 올려 최다 지목된 인물이다. 유명한 미인대회인 미스 오렌지카운티 우승, 미스 캘리포니아 입상 출신으로, 지적이고 차가운 이미지의 ‘냉미녀’로 통한다. 미셸 파이퍼는 처음에는 배우가 아닌 언론인을 지망했지만 지난 1978년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느와르물 ‘스카페이스’에서는 알파치노의 아내인 엘비라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미셸 파이퍼가 연기한 엘비라는 마약(코카인) 중독자로, 미셸 파이퍼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마르고 피폐해지는 엘비라를 연기해야 했다.미셸 파이퍼는 ‘스카페이스’ 35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점점 야위어가는 엘비라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촬영 막바지에 토마토 수프와 말보로 담배만 먹고 살았다”고 밝힌 바 있다. 혼신을 다한 연기 덕분인지, 미국에서는 코카인의 은어로 ‘미셸 파이퍼’가 쓰인다. 21세기에 가장 성공한 음반으로 꼽히는 브루노 마스의 노래 ‘업타운 펑크’에서도 ‘미셸 파이퍼’라는 단어가 코카인의 의미로 가사에 등장한다. 이후 미셸 파이퍼는 영화 ‘사랑의 행로’, ‘러브 필드’, ‘러시아 하우스’ 등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언급되기 시작했고,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특히 1992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2’에서 연기한 캣우먼은 미셸 파이퍼를 전설급 배우에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 당시 미셸 파이퍼는 기워 붙인 가죽 의상과 채찍을 든 빌런으로 등장해 역대 캣우먼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음악 영화 ‘사랑의 행로’에서 쌓은 노래 실력은 드림윅스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1998)에서 빛났다. 미셸 파이퍼는 모세의 아내 십보라 목소리로 열연했고, 그가 노래한 ‘웬 유 빌리브’(When You Believe)는 1998년 아카데미에서 주제가 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뮤지컬 영화 ‘헤어스프레이’(2007)는 물론 ‘스타더스트’(2007), ‘셰리’(2009), ‘뉴욕의 연인들’(2009)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앤트맨 두 번째 시리즈인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호프의 어머니 재닛 역을 맡으며, ‘배트맨2’ 이후 히어로 영화에 화려하게 복귀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2.20 07:20
해외축구

'이집트 왕자' 살라, 리버풀 남는다...3년 재계약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토트넘)과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모하메드 살라(30, 이집트)가 리버풀과 3년간 재계약했다. 리버풀은 2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살라와 새로운 장기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은 살라과 리버풀과 추가 3년 계약에 사인했다고 전했다. 주급은 35만 파운드 수준으로 예상된다. 살라는 2017년 리버풀에 입단한 후 리버풀에서 첫 시즌인 2017~18시즌 리그 32골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2018~19시즌 22골, 2019~20시즌 19골에 이어 2020~21시즌 22골, 2021~22시즌 23골을 기록했다. 살라는 이처럼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며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리메라리가 빅클럽으로 갈 것이라는 이적 루머에 휩싸였다. 하지만 리버풀에 남게 됐다. 그는 "클럽과 함께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모두에게 행복한 날"이라며 "재계약에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이제 모두 끝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은경 기자 2022.07.02 08:27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영국 왕실과 충돌했던 EPL 최초의 외국인 구단주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 소속된 20개 클럽 중 영국인이 소유한 팀은 6개에 불과하다. EPL에 외국인 구단주 붐을 일으킨 이는 2003년 첼시를 인수한 러시아의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다. 그는 주제 무리뉴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고, 막대한 투자로 첼시를 단숨에 유럽 최강팀 중 하나로 만들었다. 아브라모비치는 EPL에 등장한 두 번째 외국인 구단주였다. 첫 번째는 풀럼을 인수한 이집트 출신 사업가 모하메드 알 파애드였다. 알 파애드는 아브라모비치 이후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외국인 구단주들과 배경이 달랐다. 알 파애드는 이집트에서 해운회사를 설립해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아이티와 두바이의 통치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정유·해양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브루나이 술탄의 재정 고문으로도 활약했다. 1960년대부터 영국 런던에 거주한 알 파애드는 서구의 고급 호텔과 백화점 등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더 리츠 파리 호텔’을 사들인 데 이어 영국을 대표하는 고급 백화점 헤롯(Harrods)을 소유한 백화점 그룹 ‘하우스 오브 프레이저(House of Fraser)’도 인수했다. 1997년 알 파애드는 당시 3부리그에 속해 있던 풀럼 FC를 인수했다. 1879년 창단한 풀럼은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 축구팀이지만, FA컵 준우승 한 번이 최고일 정도로 처참한 성적을 가진 클럽이었다. 이런 풀럼을 인수한 알 파애드는 5년 안에 클럽을 EPL에 승격시킨다는 목표를 밝혔고, 인수 4년 만인 2001년에 이를 달성했다. 33년 만에 풀럼을 1부리그로 복귀시킨 알 파애드는 2013년 7월까지 클럽의 구단주였다. 그의 재임 기간 클럽은 주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풀럼은 2008~09시즌 7위를 기록했고, 이듬해 참가한 유로파 리그에서 준우승을 거둬 모두를 놀라게 했다. 2009년 마이클 잭슨이 사망하자 그와 친분이 있었던 알 파애드는 풀럼의 홈구장에 잭슨의 동상을 설립했다. 팬들은 클럽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물의 동상 건립에 강력히 반대했지만, 알 파애드는 “잭슨같이 유능한 음악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멍청한 팬들은 지옥에나 가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스코틀랜드의 역사학자 월터 보워가 작성한 스코티크로니콘(Scotichronicon)이라는 전설적인 이야기에 의하면, 이집트에서 건너온 파라오의 자매가 스코틀랜드의 창시자라고 한다.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되는 걸 굳게 믿은 알 파애드는 “스코틀랜드인들은 원래 이집트인이다”라고 주장하며, 그들의 독립을 지지했다. 한술 더 떠 그는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쟁취하면 자기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황당한 발언까지 덧붙였다. 알 파애드는 독설과 황당한 주장 외에도 수차례 구설에 오른 인물이었다. 그는 ‘하우스 오브 프레이저’ 인수 과정에도 문제를 일으켜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영국 정치인들에게 돈과 편의를 제공해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알 파애드는 영국 왕실과의 갈등으로 그가 일으켰던 많은 논란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갈등의 중심에는 그의 아들 도디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있었다. 찰스 왕세자와 1981년 세기의 결혼식을 한 다이애나는 뛰어난 패션 센스에 미모를 갖췄고, 자선과 봉사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해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찰스는 결혼 전부터 유부녀였던 카밀라와 불륜 관계였고, 그의 외도는 결혼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아울러 왕족들은 인기가 많은 다이애나를 질투하여 끊임없이 견제했고, 타블로이드 언론사에 그녀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가 나오도록 만들었다. 가식적인 왕족들과 찰스의 무관심에 지친 다이애나는 별거 끝에 결국 1996년 이혼했다. 영국 왕실이 애용했던 헤롯 백화점의 단골이었던 다이애나는 자연스럽게 알 파애드와 그의 아들 도디를 만났다고 한다. 이혼 후 그녀는 도디와 연인이 되었다. 1997년 8월 31일 도디와 파리에 위치한 더 리츠 호텔에서 식사를 한 다이애나는 숙소로 돌아가던 중 극성스러운 파파라치를 피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36세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알 파애드는 필립 공의 지시를 받은 MI6(영국의 해외전담 정보기관.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소속된 기관)가 다이애나와 도디의 죽음을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그녀는 도디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고, 왕실은 차기 영국 왕의 어머니가 될 다이애나가 무슬림인 도디와 결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러한 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다이애나의 사고사에는 의문점이 있었기에 이러한 음모론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길게 이어진 소송 끝에 영국 법원은 2008년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로 결론 내렸다. 알 파애드는 이에 반발했으나 "윌리엄과 해리 왕자를 위해 더는 이를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복수는 신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알 파애드는 영국을 고향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끝내 영국시민권을 얻지 못했다. 영국 기득권층과 수많은 불화를 일으켰던 그는 다이애나를 며느리로 받아들여 그의 브리티시 드림을 이루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고와 함께 그는 영국 사회에서 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4.21 06:00
축구

아시안컵 우승후보 위협할 우승후보, 사우디아라비아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파란을 연출한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에선 통산 3회 우승으로 일본에 이은 2위다.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이번 아시안컵 유력 우승 후보는 4팀으로 분석된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와 '아시아 최강' 이란, '최다 우승팀'(4회) 일본이다. 마지막 한 팀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 4팀을 4강 후보로 꼽고 있다.그리고 우승 후보를 위협할 만한 전력과 흐름을 갖춘 팀들이 있다. 4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우승 후보로 꼽혀도 손색없는 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다. 한때 중동 축구의 왕자로 군림하다 하락세를 겪었지만 최근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대표적 장면이 2018 러시아월드컵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러시아에 0-5 참패를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선전했고, 우루과이는 1-0으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3차전에서는 이집트를 2-1로 잡는 파란을 연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집트전 승리에서 희망을 찾았다.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안컵 통산 우승 3회(1984·1988·1996)로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는 팀이다. 저력 있는 국가다. 1988 카타르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에서 찾은 희망과 함께 후안 안토니오 피지 감독의 경쟁력에 기대를 걸고있다. 그는 스페인의 발렌시아와 칠레 대표팀 감독을 지낸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감독이다. 피지 감독은 지난해 11월 월드컵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색깔을 녹일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컵은 다르다. 피지 감독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E조에 속해 카타르·레바논·북한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피지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축구협회를 통해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우승을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다. 마지막 우승이 1996년이었다. 이 우승 영광의 역사를 반복하고 싶다"며 "최고 선수들로 스쿼드를 꾸렸다. 기술적으로 체격적으로 최고의 선수다.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있다. 모든 포커스를 아시안컵에 맞추고 있다. 아시안컵을 잘 치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안컵 우승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예행연습에 들어간다. 내년 1월 1일 아시안컵을 앞두고 우승 후보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 역시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두 팀의 경기력과 결과에 따라 우승 후보 판도는 흔들릴 수 있다. 최용재 기자 2018.12.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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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복면가왕' 김동현, 피도 속이는 반전(종합)

피도 속인 반전이었다.2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는 3연속 가왕에 도전하는 나한테 걸리면 마이아파~ 동막골소녀와 맞서는 84대 가왕전이 펼쳐졌다.이날 개그우먼 이수지·가수 크리샤 츄·래퍼 MC 그리·배우 임형준 등 모두가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그중 아버지 김구라도 못 알아들은 김동현의 출연은 압권이었다.1라운드 첫 번째 대결은 야! 타! 산악오토바이와 정체가 오리무중 오리배. 울랄라세션과 아이유가 부른 '애타는 마음'을 선곡했다.유영석은 "오리배의 목소리가 살아있다. 비타민C 같다"고 했고 김현철은 "산악오토바이는 음악을 하는 사람인데 래퍼 같다. 랩이 나올 때 자신있게 하고 자연스러운 손동작이 눈에 띄었다. 오리배는 대단히 애교가 많은 목소리다. 목소리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애교가 많다"고 말했다.그 결과 61대 38로 야! 타! 산악오토바이의 승리. 유미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를 부르며 복면을 벗은 오리배의 정체는 개그우먼 이수지로 밝혀졌다.두 번째 대결은 푸른 바다의 전설 세이렌와 간 때문이야 구미호. 두 사람은 '이집트 왕자' O.S.T이자 휘트니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가 부른 '웬 유 빌리브(When you believe)'를 열창했다.카이는 "구미호는 필리핀 가수 레아 살롱가 목소리가 연상됐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든다"며 "세이렌을 '복면가왕'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건 영광이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세이렌은 뮤지컬계 디바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설운도는 "오늘 가왕이 힘들 것이다. 세이렌이 대항마다"고 분석했다.대결 결과 50대 49로 세이렌의 승리. 태연의 '파인(Fine)'을 부르며 복면을 벗은 구미호의 정체는 크리샤 츄였다.세 번째 대결은 내 노래는 500점이야, 500원 뒷면과 엄마 가왕하게 500원만, 500원 앞면. 산울림의 '회상'을 불렀다.유영석은 "견고한 무게감으로 꽉 채워진 무대였다. 앞면은 리듬감으로 뒷면은 노랫말로 곡을 해석한다. 앞면은 힙합 그루브가 느껴졌고 뒷면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신봉선은 "뒷면은 연기자다. 가사를 대사처럼 소화한다"고 말했고 카이는 "뒷면이 아이돌 같았다. 춤도 잘 추고 끼도 많은데 정체를 숨긴다"고 했다.결과 76대 23으로 앞면의 승리. 프라이머리의 '자니'를 부르며 복면을 벗은 500원 뒷면의 정체는 김동현이었다.마지막 대결은 콕 던져버린다 배드민턴과 너는 슛슛슛 나는 훗훗훗 양궁. 토이의 '뜨거운 안녕'을 불렀다.김호영은 "진짜 운동선수들 같은 피부색과 체격이다. 노래에 대한 기대를 많이 안 했는데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한 사람이 부르듯 목소리가 비슷하다. 원곡이 발랄하다면 두 사람은 거친 수컷을 보는 듯 했다"고 말했다. 설운도는 "두 사람 모두 스카우트 하고 싶을 정도로 잘 한다"고 더했다.대결 결과 양궁이 60대 39로 승리했다.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를 부르며 복면을 벗은 배드민턴은 배우 임형준이었다.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18.09.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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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한 표 차이로 진 구미호는 크리샤 츄

구미호는 크리샤 츄였다.2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는 3연속 가왕에 도전하는 나한테 걸리면 마이아파~ 동막골소녀와 맞서는 84대 가왕전이 펼쳐졌다.1라운드 두 번째 대결은 푸른 바다의 전설 세이렌와 간 때문이야 구미호. 두 사람은 '이집트 왕자' O.S.T이자 휘트니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가 부른 '웬 유 빌리브(When you believe)'를 열창했다.카이는 "구미호는 필리핀 가수 레아 살롱가 목소리가 연상됐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든다"며 "세이렌을 '복면가왕'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건 영광이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세이렌은 뮤지컬계 디바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설운도는 "오늘 가왕이 힘들 것이다. 세이렌이 대항마다"고 분석했다.대결 결과 50대 49로 세이렌의 승리. 태연의 '파인(Fine)'을 부르며 복면을 벗은 구미호의 정체는 크리샤 츄로 밝혀졌다.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18.09.02 17:39
축구

[월드컵] 살라흐, 독재자 선전 논란에 대표팀 은퇴 고민

'이집트 왕자' 무함마드 살라흐(26)가 대표팀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미국 CNN과 ESPN 등은 25일(한국시간) "살라흐가 이집트 대표팀 훈련 캠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면 대표팀에 다시 복귀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살라흐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 등과 득점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어깨를 다쳐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팀은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무엇보다 대표팀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집트는 이슬람 자치공화국인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체첸공화국의 수반 카디로프는 자신을 반대하는 정치인과 성 소수자 탄압 때문에 서방 국가들과 인권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독재자다. 살라흐는 월드컵 개막에 앞서 훈련장을 방문한 카디로프와 함께 사진을 찍어 체제 선전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체첸공화국 명예시민증까지 받은 뒤에는 팬들의 비난이 더 거세졌다. 살라흐의 측근은 CNN에 "살라흐가 축구가 아닌 누군가의 정치적인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이용당하는 상황을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도 ESPN에 "살라흐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한다. 대표팀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집트축구협회는 CNN에 "살라흐가 대표팀을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모든 일정은 살라흐에게 알려주고 있고, 그의 결정에 따라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배영은 기자 2018.06.25 08:56
축구

[월드컵] '이집트 왕자' 살라흐, "대표팀 내 불화 없다" 직접 부인

'이집트 축구 왕자' 무함마드 살라흐(26·리버풀)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자국 축구협회와 갈등설을 직접 부인했다. 살라흐는 21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집트 대표팀의 모든 구성원은 단합돼 있고, 우리 사이에는 조금도 불화가 없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관계는 최고"라고 적었다. 이집트 매체들은 최근 대표팀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론하면서 내분 문제를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이집트 축구협회가 러시아전 하루 전날 대표팀이 묵는 호텔에 유명인사 수십 명의 방문을 허락한 데 대해 살라흐가 격분했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체첸 공화국 수도 그로즈니에 차려진 이집트 축구 대표팀의 훈련 캠프에 축구와 무관한 인사들이 수시로 드나들었고, 중요한 시기에 선수들의 집중을 방해한 축구협회에 살라흐가 반발했다는 얘기다. 이집트 한 언론은 "살라흐가 대표팀에 실망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출전을 거부하고 조기 출국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갈등설이 이 정도로 일파만파 번지자 결국 살라흐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이집트 대표팀 내홍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팀의 주장이자 골키퍼인 이삼 하다리가 러시아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이후 엑토르 쿠페르 감독과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집트는 이미 2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다. 2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을 치른다.배영은 기자 2018.06.21 09:02
축구

[월드컵]'9회 연속' 한국이 '28년' 만의 이집트에 배울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이 '28년' 만에 월드컵에 초대받은 이집트에 '배울 점'이 있다. 이집트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8 러시아월드컵 A조 1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집트는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한 채 후반 44분 우루과이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다. ‘졌잘싸’를 가장 잘 표현한 이집트의 아름다운 패배였다. 이집트가 패배했음에도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 한 마디로 '죽도록' 뛰었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우루과이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면 우루과이는 14위, 이집트는 45위다. 게다가 월드컵 경험에서도 한참 뒤졌다. 우루과이는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월드컵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로 구성됐다. 반면 이집트는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무려 28년 만에 월드컵에 초대를 받았다. 이집트 선수들 전원 월드컵 경험이 없었다. 이런 열세인 상황에서도 이집트는 경기를 주도했다. 우루과이에 밀리지 않았다. 아나 오히려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집트 선수들이 우루과이 선수들 보다 한 발 더 뛰었기에 가능했던 경기력이었다. 우루과이는 한 발 더 뛰며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낸 이집트의 단단한 조직력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집트의 강한 압박에 우루과이는 당황하며 제대로 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또 몸을 아끼지 않은 이집트 선수들의 '투혼'은 우루과이를 분명 압도했다. 9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한국이 배울 점이다. 현재 한국이 가장 부족한 모습이 바로 이집트가 보여준 모습이다.이집트는 28년 동안 월드컵을 향한 간절함이 있었다. 이 간절함이 경기력과 투혼, 그리고 투지로 드러났다. 9회 연속으로 진출해 월드컵이 익숙한 한국이지만 처음 출전하는 듯한 간절함으로 무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한국은 스웨덴과 F조 1차전을 기다리고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이 열세다. FIFA 랭킹에서도 한국(57위)보다 스웨덴(24위)이 한참 높다. 강호를 상대로 이집트와 같이 '죽도록 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한국에 희망은 없다. 이집트에 배울 점은 또 있다. 축구는 몇 몇 스타로 하는 것이 아니라 11명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이라는 세계 정상급 공격수들을 최전방에 내세웠다. 하지만 스타 하나 없는 이집트 수비를 뚫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슈퍼스타들도 끈끈한 조직력 앞에서는 힘을 쓸 수 없었다. 개인기로는 한계가 있었다. 빠뜨릴 수 없는 이집트에 배울 점은 핵심 선수 이탈에 대처하는 법이다. 이집트는 '이집트의 왕자'라 불리는 간판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우루과이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당한 어깨 부상이 아직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라가 없음에도 이집트는 당당했다. 에이스의 부재는 선수들의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집트는 오히려 살라의 공백을 나머지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며 메우려는 노력들이 보였다. 살라가 없어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에이스의 공백에도 팀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은 한국이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다.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권창훈(디종) 김민재(전북 현대) 김진수(전북 현대)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핵심 선수 부재로 흔들리기보다 남은 선수들 모두 힘을 합쳐 그들의 몫까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야 한다. 또 이집트는 월드컵 경험이 전무한 선수들로 구성됐다. 그들이 월드컵 경험이 풍부한 우루과이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승우(베로나) 등 월드컵을 처음 경험하는 한국 선수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6.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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